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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몸을 긋는 소녀

몸을 긋는 소녀
  • 저자길리언 플린 저 , 문은실 역
  • 출판사푸른숲
  • 출판년2016-03-09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6-10)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PC는 추후 지원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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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지막 10페이지를 남기고 몹시 두려워졌지만,

    책장을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섬세한 작가의 예리한 쓰기, 그보다 더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경이로운 작품! _스티븐 킹!





    《몸을 긋는 소녀Sharp Objects》, 《다크 플레이스Dark Places》, 《나를 찾아줘Gone Girl》. 길리언 플린은 지금까지 발표한 세 작품 모두 영화 판권이 팔리면서 데뷔 6년 만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로 선정된 천재 스토리텔러다. 푸른숲에서 출간한 《몸을 긋는 소녀》는 작가의 2006년 데뷔작으로, 최근 미국 엔터테인먼트 원 채널이 드라마 제작을 확정하면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아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살인사건 취재차 12년 만에 고향을 찾은 여주인공 카밀이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하면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에 서서히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신인 작가에게 CWA 스틸 대거상과 뉴 블러드 대거상을 동시에 안겨주며 작가의 능력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시카고 선 타임스〉)을 증명해주었다. 두 번째로 발표한 《다크 플레이스》는 ‘올해 최고의 책’(〈뉴요커〉, 〈퍼블리셔스 위클리〉)에 이어 ‘휴가철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투데이〉)’으로 선정되었다. 2012년에 발표한 《나를 찾아줘》는 〈뉴욕타임스〉, 〈타임〉,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주요 언론과 오프라 윈프리로부터 ‘올해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를 받은 데 이어 〈밀레니엄〉의 감독 데이비드 핀처가 영화 제작을 결정하면서 길리언 플린을 장르문학 마니아뿐 아니라 전 세계 소설 독자들이 주목하는 가장 ‘핫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한편, 전 세계 200만 독자들이 열광한 《나를 찾아줘》는 올 가을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많은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줄거리



    “나도 그 애들처럼 살해당했으면 좋겠어. 그럼 완벽하게 사랑받을 수 있잖아.”



    시카고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는 카밀. 특종을 찾고 있던 편집장은 카밀을 최근 여자아이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 미주리의 작은 마을 윈드 갭으로 보낸다.

    카밀의 고향이기도 한 윈드 갭은 좋게 말하면 평화로운 곳, 솔직하게 말하면 그곳 출신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곳이다. 12년 만에 고향을 찾은 카밀은 1년 간격으로 치아가 모조리 뽑힌 채 목이 졸려 죽은 두 여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한 아이의 시신은 건물 틈새 사이에서, 한 아이의 시신은 강가에 버려진 채 발견되었음을 알게 된 카밀은 서둘러 취재를 시작하지만, 고통스러운 유년 시절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불편하기만 하다. 서른 살이 되도록 한 번도 어머니에게서 다정한 말을 들어본 적 없는 카밀은, 자기 몸에 칼로 글자를 새기며 외로움을 달래는 커터(cutter)였다.

    카밀은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하며 문득 20년 전 사망한 여동생 메리언을 떠올리고, 예쁘지만 영악한 이복여동생 앰마와 자신을 한 번도 안아준 적 없는 어머니를 보며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어머니가 앰마를 대하는 방식이 오래전 메리언을 대하는 방식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된 카밀은 어머니가 메리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는 심증을 품고 20년 전 메리언이 입원했던 병원에서 당시의 진료기록을 살핀다. 메리언을 담당했던 간호사에게서 어머니가 MBP(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를 보였다는 말을 전해들은 후, 카밀은 집이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님을 깨닫는데…….

    소설은 여주인공 카밀이 사건을 취재하면서 진실에 한 발짝씩 다가가는 방식으로 서서히, 그리고 서늘하게 진행된다. 카밀은 어머니의 오랜 지인들,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윈드 갭에 살면서 그동안 마을에서 벌어졌던 일들과 부모의 어린 시절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을 통해 어머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주목하고, 결국 범인임을 확신한다. 독자들 역시 마지막 열 페이지를 남겨놓고 어머니가 범인임을 확신하는 순간, 작가는 완벽한 이중반전으로 또 다른 용의자를 등장시켜 독자들의 허를 찌른다.





    현실 같은 판타지, 판타지 같은 현실!

    ‘범인 추리’와 ‘인간 본성의 조망’을 뛰어넘는 길리언 플린의 질주!




    한때는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르문학. 하지만 최근 들어 독서 시장 전체에서 장르문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황이 깊어지고 개인의 불안감이 커져가면서 독자들은 현실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킬링타임용 장르소설을 선택하고 있다. 《7년의 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빅 픽처》를 시작으로 대중성을 획득한 장르문학은 밀레니엄 시리즈와 넬레 노이하우스, 요 네스뵈의 작품 등 잇따른 스릴러 작가들의 국내 소개로 이어지면서 달라진 독서 시장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점점 높아지는 독자들의 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데뷔작 한 편으로 스릴러의 거장 스티븐 킹의 극찬을 이끌어낸 길리언 플린에게 전 세계 독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플린의 작품에는 단순한 실종 사건을 뛰어넘는 뭔가가 있다. 그녀는 낭자한 피를 등장시키지 않고도 서스펜스 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다. _월스트리트 저널



    그렇다면 길리언 플린 작품의 어떤 점이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 같은 판타지’를 창조한다는 점이다. 흔히 ‘장르소설’ 하면 ‘살인 사건’과 ‘범인이 누구인가’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독자들은 현실에선 도저히 접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을 맞닥뜨리고,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 퍼즐을 맞추듯 범인을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일상의 고민이나 잡다한 생각을 잊어버린다.

    하지만 플린은 현실과 작품 속 세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녀는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통해 독자들이 현재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데뷔작 《몸을 긋는 소녀》는 한동안 미국에서 큰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MBP(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증후군. 병에 걸린 아이를 간호하면서 주변의 관심을 받고자 하는 보호자의 증세) 환자들의 연쇄살인 사건을, 차기작인 《다크 플레이스》에서는 지독한 가난으로 세상으로부터 마음을 닫고 스스로를 철저히 고립시키는 사회 부적응자를 다루었다. 2012년 출간돼 전 세계 200만 독자를 매혹시킨 《나를 찾아줘》는 서로를 완벽한 이상형이라 여겼던 두 남녀가 결혼 생활을 하면서 서로에게 독이나 다름없는 존재로 변해가는 모습을 섬뜩하게 묘사했다. 플린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과 부부,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등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를 통해 사랑과 이해와 배려가 아닌 일그러진 사랑과 이기심이 불러오는 파멸을 날카롭게 조망한다.





    ‘나는 커터(cutter)다. 내 몸을 썰고 베고 찌르는 것을 좋아한다.’

    사랑받기 위해 스스로를 아프게 하는 여자들

    그리고 3대에 걸친 모녀간의 애증이 불러온 비극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사회문제 가운데 ‘쓰레기 집에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고독함, 소외감을 물건으로 채우다 보니 쓰레기조차 버리지 못해 집 안 가득 쓰레기를 쌓아놓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 못할 행동이지만 그들은 텅 빈 마음을 넘쳐나는 쓰레기로 채우며 만족해한다.

    《몸을 긋는 소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들과 매우 유사한 심리상태를 보인다. 작가는 사랑받지 못해 사랑할 줄 모르고, 외롭고 허전한 마음을 잊기 위해 자신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을 통해 ‘무관심과 외면이 얼마나 끔찍한 비극을 초래할 수 있는지’ 섬뜩하게 보여준다. 몸에 새긴 글자를 보며 위로받는 카밀, 이웃의 칭찬을 듣기 위해 친딸에게 독성 물질을 먹이는 아도라, 자신보다 어른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친구들을 괴롭히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앰마 등을 통해, 작가는 가족과 이웃의 소중함이 점점 퇴색되어가는 현대 사회의 병폐를 면도날처럼 날카롭게 묘사한다.



    나는 상상 속의 빨간 선을 따라가는 아이처럼 칼로 몸을 그었다.

    몸을 씻었다. 더 깊게 파고 들어갔다. 몸을 씻었다.

    칼에 표백제를 붓고 부엌으로 살그머니 들어가서 칼을 돌려놓았다. 사악한. 안도감. 그날 나머지 시간을 나는 상처를 치료하며 보냈다.

    글자의 꺾인 부분을 알코올 바른 면봉으로 꾹꾹 누르며.

    따끔거리는 느낌이 사라질 때까지 볼을 연신 어루만졌다.

    로션을 바르고, 반창고를 붙였다. 그리고 반복. _96p



    “내가 그 난리를 치는 걸 보게 해서 미안해, 언니.

    우린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말이야.

    하지만 이제 다시 뭉쳤으니까 언니는 꼭 신데렐라 같고,

    나는 못돼먹은 동생 같네. 이제 언니가 돌아왔으니

    나보다 언니를 더 사랑할 거예요?” _106Pp



    열세 살 때부터 자신의 몸에 칼로 글자를 새기며 만족감을 느끼는 카밀은 자신의 모든 기억을 통틀어 한 번도 엄마 품에 안기거나 따뜻한 말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그녀는 학창 시절 치어리더로 활동할 만큼 예쁜 외모를 가졌지만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언제 마음이 변할지 모르는 친구를 사귀는 대신 글자를 몸에 새겨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 하는 것으로 안정을 느낀다(98p).

    근사한 외모와 말솜씨로 마을과 학교에서 인기를 독차지하는 카밀의 동생 앰마는 ‘예쁜 여자는 잘만 행동하면 어떤 곤경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 하에 어른들 눈을 피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고 다닌다. 앰마의 악행 대부분은 주로 못생기고 존재감 없는 여자아이들을 괴롭히는 것. 어디서든 자신이 가장 사랑받아야 안도하는 그녀는 자신보다 스무 살 이상 나이가 많은 언니를 만나서도 엄마의 사랑을 빼앗길까봐 불안해한다.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을 독차지하려는 그녀의 욕심은 마을 사람들이 살해당한 아이를 생각하며 슬퍼하는 것도 견디지 못해 차라리 나도 살해당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만든다(106p).

    두 주인공을 비롯해 책에 등장하는 많은 아이들은 가족과 이웃으로부터 소외당한 외로움과 슬픔을 밤거리를 헤매거나 자해를 하거나 동물을 죽이거나 술과 섹스에 집착하는 것으로 해소한다. 어른들의 눈에는 비행청소년들의 한심한 일탈 행동으로 비칠 뿐이지만, 이들은 마음속으로 자신을 봐달라며 한없이 절규한다. 이처럼 작가는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이 외로움과 슬픔을 자해와 범죄로 이어지는 과정을 생생하며 묘사함으로써 ‘사랑과 관심을 주고받는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이러한 관계가 이어지지 못했을 때 얼마나 비참한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여자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스릴러




    플린의 작품에는 스릴러 소설이라면 당연히 등장할 법한 ‘정의감 넘치는 형사’나 ‘악의 축인 가해자’ 대신, 상처투성이 내면을 숨기고 악인과 선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보통 캐릭터들, 특히 여성이라면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우리의 모습을 비춘다.

    윈드 갭에서 가장 부유한 아도라는 늘 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떤 이미지로 비칠까 걱정한다. 마을 주민 대다수가 일하는 돼지농장의 실소유주이기도 한 그녀는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명성에 걸맞게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성, 자애로운 엄마로 봐주기를 기대한다. 아도라의 이러한 욕심은 그녀를 MBP에 시달리게 만들고 딸에게 독극물을 먹이면서까지 헌신적인 엄마 연기를 하게 만들어, 결국 딸을 잃게 된다. 하지만 자신의 이미지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아도라는 딸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0년 후 또다시 두 딸에게 약물을 먹이며 ‘좋은 엄마 연기’를 선보인다. 아도라의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아이의 성적에 집착하고 진로를 대신 정해주기도 하는 오늘날 일부 엄마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나는 카밀을 보살피는 일을 중단하고 메리언에게만 집중하기로 했다.

    카밀은 좋은 환자가 되어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 아이는 내가 자기를 만지는 것을 싫어한다.

    메리언은 아플 때 그렇게 인형일 수가 없다.

    나에게 엄청나게 안기고, 언제나 함께하기를 원한다. _370P

    한편, 학교에서는 인기 많은 치어리더이면서 밤에는 자해로 외로움을 달래는 카밀과 친구들 사이에서 늘 대장이면서도 밤이면 그날 했던 말과 행동을 체크하며 혹시 친구들이 자기를 떠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앰마를 통해 낮에는 웃고 밤에는 우는 여자들, 남에겐 친절하고 자신에겐 엄격한 여성들 특유의 심리를 엿볼 수도 있다. 여성 독자들이 특히 길리언 플린에게 열광하는 것은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경계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여성 특유의 심리가 잘 녹아 있기 때문이다.



    플린은 이 작품을 통해 소위 말하는 ‘좋은 엄마’의 환상도 꼬집는다. 작가가 말하는 좋은 엄마란 서른 살 전에 결혼을 하고, 개인적 욕망보다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며, 남편의 말에 순종하고, 집 청소와 요리에 매진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항상 친절한 여자다. 작가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100년 동안 발생했던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하나하나 들추며 ‘성폭행을 당한 여자아이가 몸가짐을 바르게 하지 않았다고 반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가문의 체면을 위해 딸의 의사와 상관없이 좋은 집안에 시집’ 보내며 ‘미혼인 동창의 삶을 실패한 것으로 여기고 충고하는 것을 당연시’하며 ‘여성의 행복은 결혼으로 완성’된다는 믿음이 지금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실을 지적한다. 여성이 아니면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이런 묘사와 분석이야말로 길리언 플린이 다른 작가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철저히 고립시키며 외로움을 자처하는 사람들을 탐구하고 싶었다. 혹자는 내가 난해한 인물들, 즉 상처받고, 불안해하고, 철저하게 비열한 인물들을 그리는 데 전문가라고 말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나의 모든 작품 에 등장하는 실패자들과 왕따들을 사랑한다. _작가의 말





    읽는 순간 독자를 현장으로 데려간다!

    피 한 방울 없이도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면도날 같은 필체




    길리언 플린에게 쏟아진 언론의 수많은 찬사 가운데 빠지지 않는 내용은 ‘멈출 수 없는 속도감’과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필체’다.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세 명의 화자의 입장에서 수십 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하는 1,500매짜리 소설을 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잠시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앞부분으로 돌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아마존에 등록된 수백 개의 서평 상당수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페이지를 넘겼다’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스크린 속 장면을 글로 옮겨놓은 듯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필력은 다른 장르소설 작가들에게서도 찾아보기 힘든 길리언 플린 최대의 강점이다. 사건을 묘사할 때는 ‘일반적인 스릴러 소설과 달리 진지한 소설의 서술 구조에 주인공의 복잡한 의식까지 더해져서 훨씬 깊게 몰입〈시카고 트리뷴〉’할 수 있고 등장인물의 내면을 그릴 때는 ‘절망에 빠진 기혼녀, 약물과 섹스 중독자,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소녀 등 여성 특유의 어두운 내면이 간담을 서늘하게〈커커스 리뷰〉’ 할 만큼 섬세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필력은 ‘섬세한 작가의 예리한 글쓰기, 그보다 더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경이로운 작품(스티븐 킹)’이라는 극찬을 자아낸다. 장르소설의 ‘스릴 넘치는 속도감’과 일반 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모두 맛볼 수 있는 소설이 길리언 플린의 작품이다. 이러한 특징이야말로 길리언 플린의 모든 작품이 영화화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탁월한 문장과 현실감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은 길리언 플린. 데뷔 6년 만에 할리우드 파워작가가 된 그녀의 다음 작품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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